전략이 더 중요할까, 실행이 더 중요할까.

보통 이런 질문을 하면 10명 중 7명 이상은 ‘실행'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다.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 씬으로 넘어오면 더욱 심해진다. 10명에게 물었는데 10명 모두 ‘실행이 더 중요하다'고 답할 수도 있다. 1-2명 정도 ‘전략?’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매우 망설이는 편이다. 차라리, ‘전략과 실행, 둘 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 일반적이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전략'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게 되었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맨날 생각만 하고 보고만 하고 도대체가 실행하지를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 제발 죽을 때 죽더라도 일단 해보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100장짜리 보고서를 100번 정도 만들면 누구나 몸에서 사리가 나온다.

둘째, 자신이 실제로 행하지 않을 것을 제안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주로 컨설팅을 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제안을 많이 하는데 여러가지 질문을 하고 100장짜리 보고서를 만든 다음에 돈을 받고 홀연히 사라진다. 그 결과는? ‘스마트폰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맥킨지 컨설턴트의 말은 두고두고 박제가 되어서 회자된다. 실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전략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런데, 실행을 강조하는 것은 언제나 옳을까? 전략을 제대로 세우기 보다는 일단 실행부터 하는 것이 더 성공확률을 높이게 되는 것일까?

그럴리가.

실행을 강조하는 사람 중에는 ‘제대로 생각하는 것'의 중요함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로 갈 것인지, 그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일단 뛴다. 뛰고 나서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하는 것들을. 일단 뛰고 있는 사람들은 뇌에 산소도 부족하고 숨차죽겠는데 말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답을 찾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트업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일단 100개 시도해보고, 그 중에 7-8개 정도 건지면, 나머지는 폐기하고, 다시 또 100개 만들어 보고, 이런 식으로 일한다. 물론 그렇게 해서 효과를 보는 프로젝트도 있다. 그러나 ‘근간'을 필요로 하는 것들은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테스트한 것으로는 알 수 없다.

만약 실행했는데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잘 생각해야 한다. 가설이 틀린 것인가, 아니면 실행을 잘못한 것인가. 이 판단은 실제로 매우 어렵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볍게 시장을 한 두번 탭핑해보고 실패하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바로 방향을 바꾸어서 다시 어디론가 뛰어가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그렇게 해서는 표면의 어떤 문제들은 해결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그 안에 자리잡은 실체적인 문제를 파헤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전략과 실행 둘다 중요하다는 뻔한 소리를 하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와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전략이라는 것은 결국 ‘생각'이다. 그리고 실행은 ‘행동'이다.

일단 처음에는 무조건 생각을 해야 한다. 급하다고 아무 방향으로나 뛰어가면 안된다. 충분히 생각했다면 행동에 옮겨야 한다. 어떤 것들은 직접 행동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생각이 갖추어졌다면 행동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

• 충분히 생각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일단 행동했다면 언제까지 행동하는가, 언제 다시 그 행동의 결과를 들여다보기 위해 멈추고 다시 생각으로 전환할 것인가?

결국 중요한 것은 전략인가, 실행인가, 혹은 생각인가, 행동인가가 아니라, 그 둘의 전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생각을 해야하는 순간은 생각해야 한다. 행동에 옮겨야 하는 순간에는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행동하다가 다시 멈춰서는 것이 필요한 순간에는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단서를 찾아 다시 행동에 옮겨야 한다. 이 타이밍을 어떻게 잡는가, 그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익히는가 하는 것이 Key인 것이다.

실행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전략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실행하는 것도 위험천만이다. 특히, 여러 번의 기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전략이냐, 실행이 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 생각하고, 언제 행동할 지, 그리고 다시 언제 멈춰서서 생각할 지를 판단하는 ‘전환'이다. 늘 그렇듯이 성공의 비결은 그 ‘사이'에 있다.

>>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xXRejGOg2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