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분명히 하자. 나는 퇴사를 미화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히 감정에 치우쳐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퇴사만큼 위험천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퇴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이미 오래전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선택을 미루는 사람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모두에게는 성장판이 있다. 그것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다음 단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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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과, 계속하는 것의 판단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왜 떠날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은 아래와 같다.
1) 누군가와 맞지 않아서
2) 성장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3) 회사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4) 인정을 받지 못해서
5) 일이 너무 많아서
6)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져서
7) 더 좋은 기회가 나타나서
1번부터 6번까지는 모두 '부정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7번은 어떨까? 정말로 더 좋은 기회가 나타나는 경우라면 괜찮은데,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외부의 기회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떤가. 어떤 이유일 때 퇴사하는 것이 좋고, 어떤 이유일 때 계속하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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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은 없다.
1, 3, 4, 5번일 때는 퇴사하는 것이 좋고, 2, 6, 7번이면 계속 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도 편하고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
어떤 이유에서 퇴사를 고민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출발점일 뿐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디까지 해 보았는가?
퇴사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반드시 묻는 질문이다. 왜 퇴사할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를 분명히 했다면, 그것을 개선해보기 위해서 자신이 어디까지 시도를 해 보았는지를 묻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갈린다.
그것을 해결해보기 위해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회사를 다닌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 잘못은 회사가 했는데 자신이 그것을 해결하려 노력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좋은 질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삶은 자신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출근했더니 대표가, 팀장이 달라져있는 경우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은 상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보통 더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가 온다. 회사의 방향성을 모르겠고, 성장이 정체되고, 런웨이가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기적처럼 뭔가가 개선되는 일은 없다.
퇴사하려는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경우에, 나는 보통 퇴사를 권유하지 않는다. 팀장이, 대표가, 회사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면 다음 번 회사에 가더라도 팀장이, 대표가, 회사가 문제인 상황을 맞게 된다. 한 회사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들은 그림자처럼 다음 회사로, 그 다음 회사로 계속해서 따라오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퇴사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후회가 남지 않아야 미련없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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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더 걱정되는 것은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할 만큼 다 해보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뭔가를 더 해보려는 사람들이다.
아니, 조금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더 해보아도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그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문제가 된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해도 실패할 때가 많다. 그러나 자신도 믿고 있지 않은 일을 했는데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로또에 맞을 정도밖에 없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그런 정도일 뿐이다.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계속하는 것은 마음에 병을 가져온다. 자꾸 타협하게 되고, 불필요하게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남은 것을 꼭 붙들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하게 된다.
그럴 필요가 없다. 충분히 노력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된다.
누구에게나 성장판이 있다. 아직 그 성장판이 열려있을 때 성장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그것은 닫혀버린다. 다시 깨우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 이 정도면 됐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성장은 멈추어 버린다. 그 사람을 감싸던 빛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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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사실 자기자신밖에 알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떠날 지, 계속할 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공감을 바라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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