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를 잘 설정하는 사람이 일을 잘 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 반대가 많다. 일을 잘 하게 되면 우선순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는 일이 몰리기 때문이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의 정의는 다양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거의 같다. 일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이 몰린다. 물론 일을 잘 하게 되면 새롭게 주어지는 일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언제까지? 주어지는 일을 모두 다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까지.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누가 일을 잘 하는지는 본능적으로 안다. 그 사람과 같이 일을 하고 싶어하고, 해결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그 사람과 상의하고 싶어한다. 하나를 처리하면 두 개가 온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리 일을 좋아해도 그 많은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적당히 하래니까. 어리석긴.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가 더 어리석은 것인가 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해진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 자신이 받는 몫 만큼만 일을 하려는 사람은 금방 시간에 따라잡힌다. 반면, 일에 진심인 사람들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쌓고 성장한다. 시간을 두고 이 둘의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선순위'에 대해서 분명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
-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 그럴 필요도 없다.
- 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가.
- 가장 중요한 업무는 무엇인가.
- 업무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 거절을 어떻게 하나.
- 내가 잘 하는 일을 어떻게 사람들이 알게 할까.
이러한 생각들은 스스로 우선순위를 잡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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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1) 리소스와 2) Impact이다. 리소스 대비 어느 정도의 Impact을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몇 가지 예외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가장 핵심이다.
'일의 순서'도 중요하다. 방 청소를 떠올려보면 된다. 청소는 위로부터 아래로 진행을 해야 한다. 바닥부터 치우고 위를 청소하면 바닥이 다시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큰 덩어리를 먼저 생각하고, 작은 덩어리를 채우는 것이 좋다. 어떤 일이든 단계마다 불가피한 공백이 있다. 가령, 기획안을 넘겼다면 개발팀에서 그것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두 번째로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때는 끝내지 못할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는 덩어리가 작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납기도 중요하다. 일에는 1) 데드라인이 있는 일과 2) 중요하긴 하지만 딱히 데드라인이 없는 일이 있다. 1번의 경우, 데드라인이 지나면 그 일을 할 의미가 사라진다. 그러나 반대로 납기에만 쫒겨서 일의 순서를 정하다가는 데드라인의 노예가 된다.
가장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일의 중요도에 따라서 '기대되는 결과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무조건 최고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업무도 있지만, 70점 이상이면 큰 차이가 없는 업무도 있다. 이때에는 90점이나 100점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90% 이상의 확률로 80점 이상을 받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70점을 타겟으로 하면 안된다. 그러면 과락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80점 이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면 70점 미만을 받을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잘 모르겠다면 정규분포 곡선과 오차범위에 대해 다시 공부해보자)
최고점을 받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도 당연히 중요한 역량이지만, 안정적으로 과락을 넘기기 위해 어느 정도로 일하면 되는지를 조절하는 능력도 굉장히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모든 업무를 90점 이상 받기 위해 노력하면 99점 이상을 맞아야 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집중'은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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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 많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꽤 많다. '좋은 사람 컴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거절을 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그럴 때 하는 조언은 한 가지다.
하기로 한 일은 모두 다 하라는 것. 어떠한 핑계도 대지 말고.
사실 이것만큼 특효약이 없다. 어떤 이유로 받았던 간에 하기로 한 일은 어떻게든 다 해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다음부터는 일을 받을 때 '생각'을 하게 된다. 군소리 없이, 어떤 사연이 있었건 간에, 야근을 하건 밤을 세건 주말에도 일을 하건, 하기로 한 일을 반드시 해낸다고 생각하면 '어떤 일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받은 일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어느 수준으로 각각의 업무를 처리할 것인가'를 절절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공감을 바라는 것은 일을 잘 하는데 있어서 가장 피해야 할 자세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를 다른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에 방해가 된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이해(Excuse)를 바라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는 한계가 있다. 다른 사람은 자신을 공감해주려 해도, 자기 자신은 스스로에게 냉정해야 한다. 만약 일이 잘못되었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하고, '분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해야 발전이 있다.
우선순위를 잘 설정하는 사람이 일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우선순위를 제대로 설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갈린다.
타협하는가, 아니면 제대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