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힘들어도 그만두는 사람이 있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 이 둘의 구분은 실제로 굉장히 어렵다. 좋은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서 그 순간에는 판단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많이 겪었다. 억울한 경우도 많았고 사람이 어떻게 사람에게 이렇게 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어떻게든 참고 견뎌낸 적도 있었고 다 놓고 떠난 적도 많았다. 그러한 결정들이 모여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당연히 할 수 있는데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부서를 옮길 수도 있다. 좋은 회사라도 자신과 맞지 않는 매니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회사 내에는 공통된 부분들도 많다. 옳고 그름이 아닌, 자신과 맞고 맞지 않는 부분이다.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들인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은 이런 생각을 하기에 굉장히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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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이 들어도 떠나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 조금만 더 참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
- 회사는 어디든 다 똑같지 않을까.
- 새로운 회사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 아, 모든 것이 다 귀찮다.
그런데 이 질문을 연인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갈 지, 헤어질 지에 대해서 적용해 보자.
어느 날 연인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며 사는 것이 맞을까. 누구를 만나든 사람은 다 똑같은가. 새로운 사람과 맞지 않을 가능성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을 유보할 수록 선택지는 더 좁아진다.
작은 문제만 일어나도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다.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맞추어가는 노력 없이는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익숙함에 기대어 필요한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특히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조금씩 내려놓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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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견뎠던 시간은 내게 소중한 교훈을 주었다. 처음에 이해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의미가 있는 것들이 있었고,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다음 번 선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동한 것도, 거기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발버둥치던 시간들도 내게 정말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회사는 서로 어떻게 다른지, 나는 어떠한 회사와 잘 맞는지, 그리고 회사와 회사를 넘어 내가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교훈을 주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만큼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과장하지도, 왜곡하지도 않고 찬찬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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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가한 주말에는 한 장짜리 레쥬메를 작성해보는 것이 좋다. 꼭 이직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열려 있는 채용 공고들을 살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 하나를 선택한 뒤에, 그에 맞도록 레쥬메를 작성하면 더욱 좋다. 초점이 명확하면 그에 맞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언제라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한 마음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