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게 1년의 시간이 남았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할까.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생각하는 생각이다.
만약 내게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특별한 일을 하는 대신 조용히 삶을 마무리할 것 같다. 하루밖에 남지 않았으니 배가 터질 때까지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미친듯이 써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조용히 하루를 보내며 내 삶에 있어서 중요했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지 않을까.
만약 내게 1주일의 시간이 남았다면, 3개월의 시한부 선언을 받았다면, 1년이 주어졌다면, 10년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30년이나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때마다 남은 시간의 첫 날인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달라질 것 같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마치 삶이 영원할 것처럼, 혹은 그런 가능성을 애써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살아왔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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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자'고 다짐을 했다지만, 나는 정말로 하루 밖에 시간이 없다면 방에서 조용히 있을 뿐 특별한 것을 하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아무리 스티브 잡스를 좋아해도 그의 조언대로 마지막 하루가 남은 것처럼 매일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얼마의 시간을 가정해야 할까.
1년.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다 포기하고 방에서 보내기엔 1년이란 시간은 너무나 길다. 그렇다고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할만큼 여유부릴 수 있는 시간도 아니다. 뭔가를 준비하며 의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어떤 날짜를 딱 정해놓고 '1년 후 나는 죽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면 매일같이 하루 하루가 줄어들어 버릴 것이고, 째깍째깍 소리를 들으며 쫒기듯 살 수 밖에 없을 테니까.
1년의 시간이 남았다는 가정 하에 오늘 하루를 살고, 삶을 계획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면 남은 시간에 다시 하루를 더한다. 매일같이 채워지는 1년의 시간이다. 그에 맞추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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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게 1년의 시간이 남았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할까. 그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